몇년전에 작성한 MF vs ETF 글에 이어서 이 글에서는 ETF vs MF 비용구조 대해서 몇가지 내용을 정리해봅니다. 사실상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는 거래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만 알고, expense ratio (ER)가 얼마인지만 잘 인지하고, 투자상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정도만 알면 되긴 합니다.  

도꼰대 소리 (잡담)

솔직한 개인 생각은 온라인커뮤니티상에서 expense ratio자체에 너무 무게를 두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. 이건 optimization과 efficiency를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해는 되지만, 너무 부풀려서 논의되는 추세가 있어왔습니다. 물론 0.40% expense ratio와 0.04%의 ER는 10배 차이라서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. 다만, 0.04%와 0.02%는 2배의 차이지만 이 차이점을 중요하다고 보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. 물론, 0.01%의 expense 차이는 실제로 무의미하지는 않지만,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 0.01% 차이는 1년을 기준으로 하는 expense입니다. 0.01%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0.0000274%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. $1,000,000을 1년에 0.01%내면 1년에 $100차이입니다. 하루에는 27.4 cent 정도의 차이가 됩니다.  백만불 포트폴리오에서 하루 27센트 놓고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큰 이유는, 사실 하루만 해도 주식지수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폭이 대충 0.50%라고 생각하면 오전에 사는지 오후에 사는지, 오늘 사는지 내일 사는지에 따라 expense ratio보다는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죠.  그래서 expense ratio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, 이 것은 어느정도 수준에서는 (0.40% vs 0.04%) 의미가 있으나 0.0x%의 차이 수준이라면 너무 고민 안 해도 되다는 생각입니다. (물론, 두개의 펀드를 나란히 놓고 본다면 저는 아마 낮은 ER 펀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. 단, underlying asset으로 option등을 할 경우에는 ER 보다는 liquidity가 더 높은 쪽을 선택하겠지만, 이건 완전히 다른 토픽이네요.ㅎㅎ)

MF와 ETF 운영의 기본적 차이점: Share Creation/Redemption

사실 Mutual Fund와 ETF는 둘 다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주식이나 채권등을 하나의 ‘종합선물세트’ 방식으로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. 유명한 VTSAX와 VTI로 예를 들어볼게요. 이 상품은 뱅가드의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이고 내부적 구성 (주식 묶음 비율)은 동일합니다.  그런데 prospectus를 비교해보면 VTSAX의 경우에는 expense ratio가 0.04% 이고 VTI의 경우는 0.03%입니다.

VTSAX: 

Management Fees: 0.04%

12b-1 Distribution Fee: None

Other Expenses: 0.00%

Total Annual Fund Operating Expenses: 0.04%

VTI

Management Fees: 0.02%

12b-1 Distribution Fee: None

Other Expenses: 0.01%

Total Annual Fund Operating Expenses: 0.03%

Management Fees의 차이점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? 이 fee는 펀드회사가 원한다고 한쪽만 덤탱이 씌울 수 있는 그런 구조는 아닙니다. 그렇다면 실제로 이 fund management 방식에 뭔가 차이가 있다는 말인데, 그 차이점은 거래할 때 share creation/redemption 방식이 다릅니다.

MF의 경우에는 우리가 $1,000을 사면 펀드팀이 해당되는 금액 만큼의 주식을 직접 사고 팝니다. 예를 들어 VTSAX에서 NVDA의 비율이 5.5%이고 TSLA의 비율이 1.7%라고 가정을 하면, $1,000의 VTSAX 매수 주문을 받은 펀드팀은 NVDA $55을 사고 TSLA $17을 사게 됩니다. 실제로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크겠지만, 기본 방식은 이렇게 해서 해당되는 $1,000의 주식묶음을 비율에 맞게 펀드팀에서 사게 됩니다. 그러면 이 거래하는 인건비도 당연히 들테고, 아주 작게나마 trading commission도 내겠죠. 

ETF경우에는 동일한 금액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펀드팀이 이 underlying securities 거래를 진행하지 않습니다.  ETF의 경우에는 이 share creation/redemption 기능을 제삼자인 authorized participants (AP)들에게 위탁하기 때문에 펀드 내부적으로는 비용발생이 줄어듭니다. AP들은 대형은행들로 구성되어 있고 AP들이 이 기능을 하는 이유는 약간의 arbitrage 수익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만, 이건 조금 너무 깊이 들어가는 이야기가 되겠네요. 어쨋든 중요한것은 ETF가 MF보다 근본적으로 내부운영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더 저렴한 구조입니다. 또한 펀드 자체에서 주식을 사고 팔고 하지 않기 때문에 tax efficiency도 더 좋습니다.

인덱스 펀드의 또 다른 비용: Licensing Fees

유명한 인덱스펀드로는 VTSAX (VTI), S&P500 (SPY, IVV, VOO), NASDAQ-100 (QQQ) 등이 대표적입니다. 이러한 index fund들이 기본적으로 expense ratio가 높지 않은 이유는 소위 말하는 passively managed fund이기 때문입니다. Actively managed fund의 경우 (예: ARKK, Fidelity Contrafund 등)에는 펀드팀이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반면에 index fund는 기존의 지수의 구성을 토대로 거래할 수 있는 묶음상품을 만들기 때문이고, 이 비율이 일정하기 때문에 펀드팀에서 할 수 있는 (혹은 해야 할) 일이 많이 줄어듭니다.  하지만 index는 하나의 지적재산권이 있는 것이라서 index fund 입장에서는 license fee를 지수의 지적재산권 소유자에게 지불을 해야 합니다. 만약에 이 license fee를 지불 안 할 수 있으면 펀드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더 줄일 수 있겠죠. 하지만,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명한 지수가 주는 브랜드의 가치가 중요하고, SPY/VOO/IVV나 QQQ등의 인덱스펀드가 엄청나게 인기 있는 것도 license fee를 낼만 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.  

이 포인트를 언급하는 이유는 FZROX나 FNILX등의 zero-expense ratio 뮤추얼 펀드가 출시되면서 MF가 ETF보다 더 저렴한 data point가 생겼기 때문입니다.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미 Fidelity에서 FXAIX라는 S&P500 펀드가 있었는데 FNILX를 출시했다는 점입니다. 왜 동일한 펀드를 두개나 출시했을지 한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었는데요, 이번에도 역시 Prospectus를 보면 힌트가 나옵니다.

FXAIX: Fidelity 500 Index Fund – Principal Investment Strategies
 Normally investing at least 80% of assets in common stocks included in the S&P 500® Index.

FNILX ZERO® Large Cap Index Fund – Principal Investment Strategies

Normally investing at least 80% of assets in common stocks of large capitalization companies included in the Fidelity U.S. Large Cap IndexSM, which is a float-adjusted market capitalization-weighted index designed to reflect the performance of U.S. large capitalization stocks. The Fidelity U.S. Large Cap Index SM is a subset of the Fidelity U.S. Total Investable Market IndexSM representing the largest companies. Large capitalization stocks are considered to be stocks of the largest 500 U.S. companies based on float-adjusted market capitalization.

위를 잘 보시면 FXAIX는 S&P500 인덱스를 추종하고, 이렇기 때문에 펀드내부 비용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. 아주 효율적으로 펀드팀을 운영해서 총 expense ratio가 0.015%이지만요. 이것과 비교해서 FNILX는 추종하는 인덱스 자체가 피델리티가 자체적으로 구성한 Fidelity Large Cap Index입니다. 그래서 license fee를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. 참고로 S&P500은 현재 504개의 회사가 있고, 구성은 기본적으로 가장 큰 500개 회사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S&P 500 지수 사이트에 보면 500 largest가 아니라 “500 leading companies” 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. 반면에 Fidelity FNILX의 경우 무조건 “largest 500 U.S. companies”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

이런 이유로 극도로 저렴한 펀드 구성도 가능하고, 실제로 FZROX나 FNILX가 그 결과물인 것입니다. 하지만, Fidelity를 제외하고는 zero expense ratio 펀드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. (혹시 있다 하더라도 큰 주목을 못받고 있는 것이겠죠.) 그 이유가 바로 위에 설명한 펀드팀의 share creation/redemption 작업 때문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.

피델리티 zero-expense fund 운영은 무슨 돈으로?

앞서 설명한대로 MF든 ETF든 완전히 비용 없이 운영되기가 불가능합니다. 하나의 펀드에 “몰아주기”를 하기 위해서 다른 펀드에다 그 운영비용을 이전시켜버릴 수도 없구요. MF의 경우 펀드팀이 매일같이 share creation/redemption을 진행해야 하고, 아무리 자동화되더라도 책임을 갖는 운영진 월급은 줘야하니까요. ETF의 경우에도 share creation/redemption 기능은 외부로 떼어버렸다 하더라도, 누군가 AP와 ETF shares 물량을 주고 받는 월급쟁이(?)도 필요할테니까요.

그렇다면 이 피델리티의 FZROX/FNILX등은 어떻게 연명하고 있는 것일까요? 이 해답 역시 prospectus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.

FNILX ZERO® Large Cap Index Fund – Principal Investment Strategies
   * Lending securities to earn income for the fund.

즉, 인덱스를 구성하는 개별주식들을 빌려주면서 받는 fee로 펀드 운영의 비용을 이 소득으로 메꾼다는 이야기가 됩니다. 코스트코의 유명한 rotisserie chicken 처럼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상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. 그래서 FZROX/FNILX가 피델리티라는 회사를 부유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,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매력포인트로 작용하는 방식이 되겠습니다.  

맺는 말

이러한 여러 이유로 mutual fund가 ETF보다 근본적으로는 저렴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. 하지만, 예외적으로 피델리티 같은 회사가 초저렴 expense ratio의 끝판왕을 출시할 수 있었지만, 이게 업계 전반에 걸쳐서 확산되는 추세가 되기를 기대하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. 특히 금융당국이나 관련 법규상 각 펀드는 자체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법인구조 혹은 트러스트 형태라서 더더욱 이렇다고 생각됩니다. 하지만 0.00% expense ratio 펀드가 가능하기는 하니, 미래에 펀드회사도 투자자들 유치하기 위해 싸인업 보너스 같은 걸 시도하는 시대가 올지는 아마 가능성은 낮지만, 잠시나마 그러면 대박이겠다는 행복한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.  ㅎㅎ

결국 투자자로서 이 글을 읽고 다르게 행동할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; ;  글의 도입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expense ratio는 결과적으로는 optimize할 수 있으면 좋지만, 실제로 투자의 장기적 성공 여부는 expense ratio보다는 투자자의 심리 (psychology)와 행동 (behaviors) 및 습관 (habits), 그리고 투자 정책 (investment policy)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. 맛잘알 분들이나 음식에 진심인 분들은 언젠가 요리과정에도 관심을 가지기 마련인 것 처럼, 구체적으로 MF와 ETF가 어떻게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
By 도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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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부에서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업종은 정확히 말하면 ‘Investment Advisor’입니다. 이유는 사실 1940년에 투자자문을 규제하기 위해 입법을 할 때 어떤 투자상품이든지 보수를 받으면서 자문하려면 투자상품을 다룰 수 있는 허락을 받아야 됩니다. 보험회사원들이 스스로 Financial Advisor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보험상품은 투자상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. 하지만 어떤 주식, 채권 등의 수익성/위험도를 평가하거나 제안하기 위해서는 Investment Advisor 승인을 받아야 가능합니다.